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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 채정호, 생각속의집

cook2piano 2023. 10. 4. 09:44

p.44  나 혼자 살면 편한 면도 있겠지만. 어려움이 닥쳤을 때 나를 견디게 해주는 것은 누군가와 연결되었다는 감각입니다. 미국 베스트셀러 소설이자 영화로 만들어진<가재가 노래하는 곳>에는 연결된 마음이 사람을 어떻게 살게 하는지 보여줍니다. 주인공 카야는 부모, 오빠와 언니 등 가족이 모두 떠난 습지의 집에 혼자 삽니다. 이웃도 없고, 친구나 친척도 없습니다. 고립된 카야가 굶어 죽지 않고 생존과 희망을 품을 수 있었던 것은 식료품 가게 주인 부부 덕분이었습니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카야를 존중해주고 친구로 대해준 사람들이었습니다. 카야가 세상과 연결되고 세상을 견딜 수 있게 만든 것이 바로 '연결감' 이었습니다.

p.77 한편 비슷한 진단명을 쓰고 있지만, 좀 덜 알려진 '외상후울분장애'(PTED)가 있습니다. 생명을 위협받을 정도인 대문자 트라우마(T)를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살다보면 겪을 법한 특정 사건을 경험한 이후 울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p.82 심리학 용어로 '무효화'라는 경험을 겪으면 울분이 더 강해집니다. 이는 내가 쌓은 업적이나 경험, 성과 등이 별것 아닌 취급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p.89. 트라우마의 고통은 혼자만의 아픔으로 분리되지 않고, 함께하는 아픔으로 연결될 때, 나아질 수 있습니다. "당신의 고통과 함께 있겠다" "당신의 고통을 잊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고통을 기억하려는 진심 어린 노력이 이어질 때. 트라우마의 회복과 치유도 시작됩니다.

p.136 가까운 사람의 정서적 지지를 얻을 때, 상처받은 마음은 새로운 삶을 향해 높이 점프할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는 혼자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혼자 발버둥 치다 과거에 더욱 갇혀버릴 수 있습니다. 화상을 입으면 옷 입는 것조차 너무 아픕니다. 마음의 화상을 입은 사람은 누군가와 접촉하는 것이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 그에게는 보통 사람과 다른 방식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합니다. 벗겨진 피부가 서서히 아무는 속도에 맞춰 천천히 가까워져야 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곁에서 지지하며 함께해줄 때, 마음의 화상은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며 서로에게 힘이 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p.242. 다양한 몸 치료 기법 가운데 '그라운딩'은 깨진 연결감을 살리는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그라운딩에서 접지는 내가 떠 있는 것이 아니라 땅에 안전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감각을 심어줍니다. 즉, 자신의 발을 지면에 붙이고, 주의를 내 발에 가져오면서 다양한 감각을 알아차립니다. 또, 코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호흡을 관찰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처럼 그라운딩은 내 몸을 자각함으로써 부정적인 정서(트라우마)에서 지금 이 순간으로 주의를 이동하는 몸 치료 기법입니다. 

p.253 애착은 모든 문제의 원인이자 해결점입니다. 어려서 상처를 많이 받아 애착이 형성되지 못한 사람과 좋은 사람과 애착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사람들은 비슷한 트라우마를 겪어도 다른 결과를 보입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585명을 대상으로 아동기 때 트라우마에 노출되었던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 어떻게 지내는지 조사 연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결과는 아동기 때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은 정서 조절 능력에 결함이 생겨 어른이 되어서도 우울과 불안 정도가 높아진다고 나왔습니다. 

p.299 예일대 휴먼네이처연구소 소장으로 의사이자 사회학자인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는 "아픔은 사라지지 않겠지만 그것이 내 삶을 지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책은 마음의 고통이 있는 사람들이 보면 따듯한 위로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책의 주제는 트라우마이다. 트라우마를 걸리 사람들에게 어떤 치료가 있는지 알려준다. 저자 또한 트라우마를 겪고 어떻게 본인의 치료를 했는지를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