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9 흔히 사람들은 감정을 억누르면 그 감정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감정을 억제하려는 노력은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온다. 그것이 감정의 역설(paradox)이다. 다시 말하면,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더욱 생생해져서 고통스러워지는 게 감정의 속성이다. 왜냐하면 감정은 자기 삶의 매우 중요한 메세지를 담고 있기에 그 메세지가 자신에게 분명히 전달되어 어떤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절대로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감정은 그렇게 프로그램되어 있다. 만약에 감정이 통제해야 할 대상이었다면, 인류는 적응과 생존의 과정 속에서 불편한 감정들은 배제시켰을 것이다.
p.34 신체에 고통이 생기면 전방대상회피질 이라는 뇌 부위가 활성화된다. 나오미 아젠버거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신체적인 통증과 정신적인 통증의 관계를 연구했다. 사회적으로 거절당하는 일이 정말로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가에 관한 연구였다.
p.38 마음의 고통이 매우 심한 사람들 중에는 자해나 자살을 생각하기에 이르기도 한다. 고통이 너무 크고 더 이상 고통을 줄일 방법을 못 찾겠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죽음을 해결책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내담다에게는 가끔 진통제의 일환으로 얼음주머니 연습을 권한다. 얼음주머니를 힘껏 손에 쥐고는 1분 동안 참아내는 연습이다. 얼음을 쥐고 있으면 통증이 꽤 심하다. 내담자가 1분을 참아내고,, 나면 순간적으로 신체의 고통과 함께 마음의 고통도 사라진다. 신체의 고통을 진정시키는 내인성 진통 효과가 마음의 고통도 함께 진정시키기 때문이다.
p.50 두 번째 '학습이론'인 '조작적 조건형성 이론'은 이렇다. B.F. 스키너 박사가 실험을 했다. 쥐가 어떤 레버를 눌렀는데 사료가 나온다. 쥐는 레버를 누르면 사료가 나온다는 것을 아직은 모른다. 그 쥐가 우연히 또 레버를 건드렸는데 사료가 나온다. 이 일이 반복되면 그 쥐도 인과관계를 알게 된다. 그 후 그 쥐는 레버를 계속 누른다.
p.78 신체 접촉은 왜 그런 효과를 발휘하는 걸까? 신체 접촉으로 전달할 수 있는 감정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화날 떄는 상대의 신체를 때릴 수도 있고, 사랑할 때는 손을 지그시 잡을 수도 있다. 불안감이나 위로감도 신체 접촉을 통해 표현할 수 있다. 아기가 뜨거운 걸 만지려고 할 때, 말에 앞서 엄마가 화들짝 놀라 아기를 꽉 붙잡는다. 그런 다급한 행동도 접촉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켈트너 박사와 동료들은 감사, 공포, 혐오, 위로, 사랑 등의 감정을 팔을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전달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신체 접촉으로 감정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그 감정을 전달받은 사람이 그 내용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신체 접촉으로 전달된 감정을 인식하는 정확도가 표정이나 음성으로 전달된 감정을 인식하는 것만큼이나 정확하다고 하니 놀랍다. 더욱이, 표정만으로는 감사, 동정, 사랑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신체 접촉은 다양한 긍정적인 감정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라는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정서를 신체 접촉을 통해 교류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갓난아기가 먹고 자는 것 외에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과 신체 접촉을 하면서 긍정적인 정서를 더 많이 느낄 수 있고, 그러한 신체 접촉으로서의 정서 교류가 아기를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데 필수적으로 작용한다. 예일대학교 마이클 크라우스 박사 팀은 NBA 농구 선수끼리의 하이파이브 같은 신체 접촉 횟수와 경기 성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그 연구 팀은 신체 접촉을 많이 한 팀에서 선수 개개인과 팀 전체의 경기력이 훨씬 더 좋았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경기력 향상은 선수 개인의 상태, 이전 시즌의 경기력, 시즌 초기의 성과를 통제하고 나서도 유지되었단다. 그런가 하면 '마사지 테라피'라는 치료법이 있다. 이 치료법은 에이즈 양성 진단을 받은 사람들에게 처방되기도 한다. 에이즈 환자들은 면역력이 약해서 감염 위험 때문에 신체 접촉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환자 스스로도 그렇지만, 주위 사람들도 에이즈 감염에 대한 오래 때문에 접촉을 꺼린다. 그런데 그 환자들에게 마사지 테라피를 해줬더니 그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보다 면역력이 향상되었단다. 또 병원에서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신체 접촉이나 마사지를 많이 해줬더니 그 환자들이 고통을 견디는 능력이 높아졌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p.106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의 목적을 "신경증적인 고통을 일상적인 불행으로 바꿔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분석이 불행을 없애주지는 않는다.
p.112 '조현병'이라는 병명을 들어보았을 테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 조현병을 앓는 인물이 등장한다. 흔히 조현병을 떠올리면 망상이나 환청 같은 '양성증상'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양성증상은 효과적인 치료법도 있고 증상도 잘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조현병을 앓는 사람들 중에서 상당수가 경험하는 '음성증상'은 아직 마땅한 치료가 보고되고 있지 않다. 음성증상이 심하면 무슨 일이든 활동하고 싶은 게 없어지고, 감정 표현이 줄어들거나 사라진다. 사람들을 만난다거나 직장을 구하고 싶은 의지나 동기도 약해진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지속하기 어렵고, 소외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조현병을 앓는 사람 중 다수가 이러한 음성증상을 보인다.
p.117 감정은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 형제간의 갈등, 이성 교제 등과 같이 서로 다른 사회적 대인관계와 경쟁자들 간의 협상 등을 구조화한다. 이런 여러 관계를 맺고 끊고 해결하는 과정을 감정이 돕는다. 따라서, 감정은 회피하거나 억누를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현상태를 이해하기 위하여 탐색해야 할 대상이다.
p.152 기억 시스템은 해마, 내측 전전두엽 등의 뇌 부위와 관련 있다. 우리의 뇌는 매우 많은 기억을 저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뇌 부위를 꾸준히 자극하고 활성화하는 활동을 하면 기억 시스템이 재건된다. 우울증에 대한 심리치료인 '자서전적 기억 훈련'은 감정과 관련된 특정한 기억을 회상하게 된다. 예컨대, '자전거'와 관련된 기억을 떠올려 보는 것부터 시작하여, '감사'와 관련된 기억, '외로움'과 관련된 기억등을 구체적으로 떠올리게 돕는다. 연구 결과, '자서전적 기억 훈련'을 하면 자서전적 기억이 증가할뿐더러 우울 증상도 동시에 경감된다고 한다.
마음이 힘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마음이 힘들고 정신적으로 힘든 분들은 이 책을 통해서 본인의 감정을 알고 감정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배울 수 있다. 사람의 감정이 정말 중요하고 감정을 어떻게 처리 다루느냐에 따라 본인의 기분이 바뀔 수 있음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