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75 우울해서만은 아닙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깊은 감동을 느끼거나 힘든 상황들이 지나간 뒤, 또 희망찬 미래를 꿈꾸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죠,. 이런 반응을 카타르시스, 즉 정화 작용이라고 합니다. 힘든 일로 형성된 심리적인 억압이나 트라우마가 이런 작용을 통해 해소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눈물과 울음이란 내면 깊숙이에서 병든 마음을 치유하는 고등한 심리 기제의 일부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항우울제는 이런 심리적인 활동들이 원할하게 일어나는 것을 방해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항우울제는 식욕을 비롯해 성적인 욕구와 기쁨을 억제시키기도 합니다. 항우울제로 인해 감정이 무뎌지면 우리가 느끼고 경험하는 세상은 아무런 변화가 없느 단조로운 세계가 됩니다. 게다가 식욕이나 성적인 생리 활동까지 원할하게 충족되지 않는다면, 단조로운 세계 속에서 활력을 잃어버리고 다시 우울감을 호소하게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해외에서 많은 사람이 항우울제 치료를 받은 뒤 부작용으로 자신이 좀비가 되어 가고 있다는 고충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프로작을 비롯한 항우울제들은 어떤 상황에서는 훌륭한 치료제가 되기도 하지만 일상의 행복을 위해 복용하는 그런 이상적인 부류의 약이 아닌 것만은 확실합니다.
다만, 어린이의 경우 이러한 감정의 표출이 과도하거나 지속적일 때, 적절한 지지와 안정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부모나 보호자의 역할이다. 아이들이 슬픔이나 고통을 경험할 때 그들을 단순히 말려서는 안 되며, 오히려 그들이 필요로 하는 위로나 지지를 제공하면서, 그들이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