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독서록, 좋은약 나쁜약 이상한 약, 박성규, 나무를심는사람들

cook2piano 2024. 4. 17. 10:13

p.169 세로토닌 수용체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프로작

1950년대 약학자들은 항히스타민에서 항우울제를 발견했습니다. 항우울제는 불안을 줄여주고, 심리적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그런데 항우울제의 원리는 무엇일까요? 모든 약물은 몸속의 어떤 수용체와 결합해 약리적인 성질을 나타내죠. 그럼 항히스타민제가 우울과 불안을 개선하는 데에는 어떤 수용체가 관여할까요? 여기에는 히스타민 수용체가 아니라. 세로토닌 수용체가 관여한다는 것이 스웨덴의 약리학자 아르비드 칼손에 의해 밝혀집니다.

1960년대 칼손은 세로토닌 수용체가 우울증에 결정적으로 관여한다는 이론을 제시합니다. 칼손의 이론은 '뇌에서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우울증이 발생한다'는 것으로,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상당히 익숙한 내용입니다. 인류의 오랜 미개척지였던 감정이라는 현상이 세로토닌이라는 분자의 활동에 의해서 결정된다니, 당시로서는 상당히 획기적인 발견이 아닐 수 없었겠죠. 칼손은 이 발견으로 노벨 의학상을 받았습니다.

그 뒤로 제약회사들은 세로토닌 수용체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물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항히스타민제의 구조를 변형해 새로운 항우울제를 탐색했죠. 시작점으로 사용한 약은 '디펜히드라민'이라는 항히스나민제입니다. 디펜히드라민은 첫 세대 항히스타민제로, 약을 먹으면 멍하고 졸리는 약리 작용이 있습니다. 약이 개발되던 당시에는 부작용이었지만 지금은 이런 효과 덕분에 불안을ㅇ 줄이거나 수면을 유도하는 데 사용됩니다.

세로토닌 수용체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을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라고 부릅니다. 현대에 들어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항우울제인 SSRI는 디펜히드라민의 구조를 변형해 만든 것입니다. 1970년대 제약회사 일리아 릴리에서 개발한 '프로작'은 인류가 디펜히드라민의 구조를 변형해 만든 첫 번째 항우울제입니다. 프로작은 '행복을 가져다 주는 약(해피 필)'으로 대중에 알려졌습니다.

 

프로작의 탄생 배경을 알 수 있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