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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장작난로, 불멍 그리고 산에서 나무를 하다.

cook2piano 2023. 1. 19. 12:27

어렸을 적 나무를 해본 내 경험은 부모님이 산에서 나무를 하면 나는 수레를 가지고 가서 집에까지 오는 일을 했던 경험만 있다. 그런데 지금은 장작난로와 불멍을 위해서 산에 가서 나무를 한다. 산에 올라 가면 죽고 썩은 나무들이 많이 있다. 이 나무들을 톱을 사용해 작게 잘라 집으로 가져 온다. 그리고 장작 난로에 장작을 넣고 불을 피워준다. 아내는 장작난로에 불을 피워주는 것을 참 좋아한다. 그 난로에 고구마도 구워먹고, 물도 끓이고, 은행도 구워먹는다. 

 

산에 나무를 할 때 더 재미있는 것도 있다. 큰 나무들이 비가 많이 와서 뿌리채 뽑혀 죽은 경우가 많다. 이 나무들을 톱으로 잘라서 집에 가져 온다. 이 나무들은 두꺼워서 톱으로 자를려면 매우 많은 힘과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땀을 내서 나무를 자른다. 우와 정말 힘들다. 그런데 자르고 나면 시원한 느낌이 든다. 일단 내가 이동할 수 있는 무게와 크기로 나무를 자른다. 보통 1.5M 정도로 자른다. 그런데 이렇게 자르는 것도 무척 힘들다. 몇 시간에 걸쳐 자르고 나면 팔이 아프다. 그렇게 자른 나무를 집까지 옮기는 것도 무척 힘들다. 가져온 나무를 다시 작게 톱을 사용해서 자른 후 도끼로 나무를 쪼개면 우와 신이난다. 무척 신난다. 

 

도끼로 나무를 쪼개는 순간이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을까! 나무를 가르는 소리가 난다. 쩌억. 그리고 쪼개진 나무들을 아내는 장작난로에서 불을 뗀다. 우와 기분 좋다. 내가 시골 사람이 다 되어가는 것 같다. 내 전공은 인공지능이다. 그런데 지금은 산에서 나무를 하고 나무를 자르고 쪼개고 하는 일이 더 재미있다. 신난다 자꾸만 자꾸만 나무를 하러 가고 싶다. 길을 가다 쓰러진 나무나 버려진 나무를 보면 저거 가져다가 불을 떼고 싶다. 이런 생각이 자꾸 든다. 

 

정말 내가 나무꾼이 된 걸까! 그래도 신이 난다. 나무를 해서 돈을 벌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나무는 정말 신기하다. 나무가 자라는 것은 나무안에 탄소를 채우기 떄문이다. 그리고 그 나무를 태우고 나면 재만 남는다. 그 재는 다시 식물에 주면 좋은 거름이 된다. 나무는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나무를 보면서 내 인생을 생각해본다. 난 어떤 길을 걸어 가고 있는가. 내 나이가 벌써 50이 넘었다. 51이다. 지금것 난 세상에 무엇을 남기고 있고, 어떤 피해를 주고 있는가!, 또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는가! 때론 무섭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살았을 지라도 앞으로는 즐겁고 나무처럼 아낌없이 주고 후회없는 삶을 살고 싶다. 더 넓은 마음을 가지고 싶다. 그렇게 살다가고 싶다. 지금의 내 직업은 나무꾼이다. 나무꾼. 멋진 선녀를 만나아 하나! 아니다. 우리집엔 선녀가 있다. 그 선녀가 좋아하는 나무를 할 생각을 하면 기분이 매우 좋아진다. 나무를 많이 해서 장작을 쌓아 놓고 싶다. 요즘 너티비에서 내가 자주 보는 프로가 시골 사는 사람들, 산속에 사는 사람들 콘텐츠다. 그런데 이 분들의 공통점이 바로 나무 장작을 그렇게 많이 해 놓는 것이었다. 절에 계신 스님도 마찬가지였다. 왜 이렇게 장작에 집착하는 걸까! 욕심을 부리는 걸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내가 직접 장작을 해보니 나도 그렇게 많이 쌓아두고 싶은 욕심이 든다. 아 세상 참~~

 

오늘은 요즘 내 삶의 일상에 대해서 기록하였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면 내 집 앞 뜰(밭)에 다양한 채소를 심을 것이다. 올해는 더 잘해봐야겠다. 일찍 감자도 심어야겠다. 그리고 꽃도 많이 심고 싶다. 꽃이 가득한 집을 만들고 싶다. 집에 꽃이 가득하면 행복해 질 것 같다. 봄에 피는 개나리 꽃 사과꽃 복숭아꽃 살구꽃들이 참 예쁘다. 다른 꽃들도 더 많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