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요리는 어떤 것을 할까? 어제밤 부터 고민이었다. 아내에게 자꾸 물었다. '내일 아침 요리는 무엇을 할까?' 내 경험에는 전혀 없었다. 그렇게 잘 시간이 되었고 나는 그대로 잠이 들었다. 요즘은 잠을 자꾸 깬다. 날씨가 덥고 고민도 많아서 그럴 것이다. 그래도 잠을 자볼려고 노력을 해본다. 새벽 4시에 몸을 일으켰다. 지난 10년간은 새벽 3시에 깨어 매일 책 한 권씩을 읽었지만 요즘은 내 몸이 피곤해서 책을 읽지 못한다. 대신 드라마를 좋아해버렸다. 드라마는 눈과 뇌에 중독이 된다. 책도 중독이 되지만 드라마도 중독이 된다, 사람들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경험이다. 그렇게 드라마를 잠시 보게됬다. '마지막회'여서 더 궁금했다. 그래도 드라마의 마지막 부분에서 지난 15회까지 긴박하게 다룬 스토리들이 꿰어 맞줘졌다. 속이 시원했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을 보았다. 어쩌면 나도 그런 사람일까? 두려웠다. 늘 나를 돌아보자. 내가 늘 책을 읽는 이유는 '나를 돌아보기 위해서다.' 나 자신의 고집과 생각속에 갇혀버릴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고집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아침 요리가 드디어 결정이 됬다. '계란탕'이다. 아내는 계란탕과 계란말이를 하라고 주문을 했다. 빠르게 너티비를 검색했다. 필요한 재료를 찾고 가지고 있는 재료에서 요리를 할 수 있게 준비를 해 나갔다. 계란탕에 들어갈 소스가 많이 부족했다. 너티비에 나온 유투버가 알려준 소스는 집에 없었다.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소스였다. 그래서 대체 소스를 찾았다. 대체 소스를 가지고 육수를 끓였다. 그런데 대 실패.. 참담했다. 맛이 안났다. 이제 드디어 마법의 소스인 '홍게맛장'을 투하했다. 조금씩 맛이 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깊은 맛은 나지 않았다. 국물맛이 이렇게 어려울 줄. 계란탕이 완성 되어 갈 즈음. 마지막에 참기름 한 숟가락을 넣어주라고 한 유투버. 나도 그대로 따라했다. 조금 전 보다 더 나은 맛이 났다. 계란탕 요리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요리했다. 맛있게 먹어주기만 바랄 뿐이다.
그 다음 요리는 '계란말이'이다. 계란을 깨고 소금을 넣고 대파를 잘라 작게 다졌다. 다져진 대파를 계란에 넣고 막 휘저었다. 휘저은 계란을 후라이펜에 쏟아내어 넓게 만들었다. 넓게 운동장처럼 퍼진 계란이 용암이 쏟아오르듯이 군데 군데 부풀어 오른다. 그 모습을 본 나는 구멍을 낸다. 마치 후라이펜 아래에서 용암이라도 쏟아 나오라고 하듯이. 하지만 용암은 쏟아 놀라오지 않는다. 난 또 잊어버린다. 계란 아래에는 용암이 살지 않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계란 요리에서 난 이 장난이 재미가 있다. 이런 놀이라도 있어야 요리가 재미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아침 준비를 끝내고 혼자 식사를 했다. 일찍 출근하고 싶어서였다. 아무도 나오지 않는 곳에 나 혼자 있다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오늘 하루를 시작했다. 기분이 참 좋다. 얼마만에 이런 시간을 가졌는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매일 아침에 너무 바쁘게 보내서 일까! 오늘 하루도 잘 살아내보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