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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좋은약 나쁜약 이상한 약, 박성규, 나무를심는사람들

cook2piano 2024. 4. 23. 11:51

p171 항우울제는 정말로 '행복을 주는 약'일까?

프로작은 해피 필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름과 달리 약물이 사회에 미친 영향은 불명예스러운 점이 많습니다. 사실 프로작은 부작용으로 인해 유럽의 여러 FDA에서 승인을 받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일리아 릴리는 독일에서 처믕으로 승인을 받으려고 시도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불안과 자살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심각한 부작용 떄문이었습니다. 독일 FDA에서 쓴맛을 본 일리아 릴리는 의학 선진국인 스웨덴의 FDA를 통해 승인을 시도합니다. 심의관을 매수하는 부정적인 방법으로 말이죠. 일단 의학 선진국에서 승인이 이루어지면 다른 나라에서도 승인이 쉽게 이루어지니까요. 스웨덴에서 승인을 받고 이를 기점으로 전 세계로 승인을 확장시킬 심산이었죠. 하지만 스웨덴에서도 승인에 실패합니다.

그러다가 일리아 릴리는 마침내 미국 FDA를 통해 승인을 받습니다. 1980년대 미국 FDA의 약물 승인 절차가 느슨해진 점을 노린 거죠. 일리아 릴리는 프로작이 인류 최초의 SSRI인 신약이라는 점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약'이라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커다른 성공을 거둡니다. 1990년대에는 세계에서 제일 잘 팔리는 약이 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불행히도 프로작 역시 탈리도마이드처럼 대참사를 일으켰습니다. 많은 사람이 프로작으로 인해 자살이나 살인을 한 것입니다. 이후 일리아 릴리는 집단 소송에 휘말리고 압수 수색을 당합니다. 이때 회사 내 문서 창고 깊숙이 보관되고 있던 약물의 부작용에 관한 의미심장한 내용의 문건들이 세상 밖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엔 독일 FDA에서 승인이 거절된 이유에 해당하는 불안과 자살의 위험성 증가 같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을 자살과 살인으로 몰고 간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일리아 릴리는 이미 이런 가능성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일리아 릴리는 프로작으로 인한 자살과 살인을 환자의 성향 탓으로 돌렸습니다. 약은 환자들의 우울증을 개선하려고 했지만, 환자의 정신적인 성향이 원래부터 그랬다는 식의 논리를 편 것이었죠.

프로작은 우울증으로 기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항우울제입니다. 현재 의햑학이 탄생시킨 참으로 고마운 존재죠. 하지만 어떨 떈 활력이 치명적인 독이 되기도 합니다. 어째서일까요? 항우울제는 정좌불능증이라 불리는 증세르 유발해 차분하게 가만히 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어떤 행동을 취하도록 만듭니다. 각성 효과가 강한 커피나 에너지 음료를 마시고 난 뒤 가끔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곤 하죠. 너무 초조한 나머지 안절부절못할 때도 있습니다. 무언가 끊임없이 행동을 취하지만, 침착하게 자신이 원하는 일을 수행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엔 우리가 원하지도 않는 행동을 하거나 지나친 각성 효과 때문에 통제력을 잃고 말실수를 하기도 하죠,

항우울제의 부작용이 이 정도의 일탈만 일으켰다면 별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항우울제는 어떨 땐 부정적인 생각들을 자극하기고 하고, 어떨 땐 자살 행동인 살인 충동을 느끼게 합니다. 살인 충동에 못 이겨 미국과 유럽에서 총기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자살을 하거나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이 평상시에는 조용하고 사회적으로 순탄한 삶을 살았다는 것입니다. 항우울제로 자살한 사람들 중에는 예전에 우울증을 심각하게 겪지 않았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항우울제는 자살이나 살인 같은 극단적인 부작용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항우울제는 우울감뿐만 아니라 히로애락 같은 복잡한 감정 활동을 마비시키곤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연인이나 가족처럼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을 잃었을 때에는 눈물을 참을 수 없죠.

 

 

항우울제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준 책이다. 물론 지금은 약이 많이 좋아졌을 것이라고 본다.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한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모여 꼭 우울증을 치료하는 것들이 나왔으면 좋겠다.